10K 김진욱, 이제 당당한 거인의 선발이다
- 롯데 자이언츠/진격의 거인
- 2022. 4. 10.
초고교급 좌완 거인이 깨어나는 건 1년이면 족했다. 지난 5일 있었던 창원NC파크에서의 원정 경기에서 김진욱은 완벽한 투구를 보여주며 팬들의 마음을 든든하게 했다. 지난해 많은 고민과 갈등 끝에 한구 한구를 힘겹게 던지던 신(新)인 투수는 이제 없고, 모든 공에 믿음 가지며 포수 미트가 찢어질 듯 던져대는 그야말로 "신(神)"인 투수가 등장한 것이다.
2020년 황금사자기 고교야구대회때만 해도 모든 시선은 탈고교급 투수 김진욱에게 몰려 있었다. 당시 또 다른 괴물신인 광주일고 이의리와의 대결이었던 강릉고의 김진욱은, 5.2이닝 9개의 삼진을 잡는 이의리를 제치고 1회 2사 만루에 등판해 6이닝 7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모교를 우승으로 이끌고 최우수선수상을 수상했다. 이에 롯데는 이의리보다 7000만 원이 많은 3억 7000만 원의 계약금을 받고 2차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그를 데려왔다.
순탄치 않았던 첫 해
김진욱의 직구는 다른 선배들 보다 강했고 곧바로 프로 첫 시즌부터 선발 로테이션에 포함되었다. 하지만 당당했던 강릉고의 김진욱은 없고 손가락에 침을 묻히는 쿠세(버릇)를 고쳐야 한다는 심리적 압박감부터 시작해 포볼을 두려워하면서 공이 점점 빗나가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결국 첫 4경기 3패 평균자책점 10.90으로 선발 경쟁에서 밀려나고 그에 비해 기아의 이의리는 선발의 한 축으로서의 멋진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불펜으로 이동한 김진욱은 점점 다시금 자신의 모습을 되찾기 시작했다. 프로에 적응을 하면서 총 34 경기에 출전해 4승 3패 8홀드 3.29의 준수한 실력을 보여주었다. 비록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지만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올림픽팀이 되어 2.2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것도 아직 2002년생의 어린 김진욱에게는 매우 큰 경험이 되었다. 그러나 결국 롯데의 김진욱과 최준용은 전반기만 반짝했던 이의리에게 신인상을 주게 된다.
다시금 16번에서 강릉고 15번으로 회귀하다
하지만 올 시즌은 외향부터 달라졌다. 루키 시즌 16번을 달던 그가 생각보다 빠르게 강릉고 시절 달던 15번을 되찾았다. 이유는 다름 아닌 까마득한 선배 오현택이 방출되면서 그의 번호를 교체하게 된 것이다. 그렇게 등번호를 되찾은 만큼 자신감도 예전 강릉고 시절로 돌아가 다시금 폼을 가다듬었고 구위를 지켜본 래리 서튼 감독은 김진욱을 선발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김진욱은 시범경기부터 펄펄 날았다. 2경기에 등판에 8이닝 동안 무자책점과 7개의 삼진,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건 3개의 피안타와 4개의 볼넷에 불과한 기록이었다. 작년 1이닝에 하나꼴로 나왔던 볼넷을 반으로 줄인 것이 큰 변화이자 의미 있는 기록이었다. 결국 그리고 지난 4월 5일 창원에서 김진욱은 괴물급 좌완투수가 되어 있었다. 7이닝을 던진 김진욱은 93개의 공을 던지며 2피안타 2사사구 10탈삼진 1실점이라는 완벽에 가까운 투구로 NC를 압도했다. 특히나 NC로 가버린 손아섭을 삼진으로 잡고 세리머니를 펼치는 장면은 마치 영원한 11번 최동원을 보는듯했다.
롯데는 현재 2선발로 평가되는 찰리 반즈가 2경기 모두 노련하게 경기를 이어가며 호평을 받고 있고, '안경에이스' 박세웅은 이제 확실한 롯데의 토종 에이스가 된 지 오래다. 단지 5선발 이승헌이 다소 부진해 있지만, 4선발 이인복의 여전한 무브먼트와, 이승헌의 부진을 딛고 후반기에 나간 나균안의 호투 역시 거인 팬들의 마음을 기분 좋게 하고 있다. 이제 남은 건 내일 있을 글렌 스파크맨의 강속구 실력이다. 아쉽게 코로나19로 인한 컨디션 난조로 1~2주간 그를 보지 못하겠지만 그래도 5일의 임팩트는 벌써부터 우리들을 뿌듯하게 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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