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웅, 롯데 국내 선발 10년 만에 완봉승
- 롯데 자이언츠/진격의 거인
- 2021. 6. 5.
오늘은 그야말로 '안경에이스 부활절(復活節)' 이었다.
사실 안경 에이스라는 드립만큼 무식하면서 서글픈 이야기도 없다. 우연히 에이스 투수가 안경을 썼을 뿐인데 꾸역꾸역 안경을 쓴 우완 에이스가 나와야 롯데는 우승을 한다는 드립을 칠 때마다 말이다. 그만큼 긴 세월 동안 롯데의 우승이 간절하면서도 과학적으로 답이 안나오던 시절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각설하고 사실 좋은 일은 좋은 일이다. 토종 한국인 롯데 투수로 치면 현재는 은퇴한 고원준이 기록한 9이닝 완봉승 이후에 무려 10년만에 기록이었다. 재밌는 점은 오늘 승리를 거둔 KT위즈는 창단도 되기 전의 기록이다. 제리 로이스터 감독 이후에 얼마나 선발야구가 안되어 왔던 롯데였는지도 새삼 알 수 있게 하는 기록이 아닐 수 없다. 박세웅(朴世雄)은 오늘 인터뷰에서 "오랫동안 기록이 나오지 않았던 데에는 선발투수 부재가 컸던 것 같다. 팬 분들이 원하는 경기를 할 수 있도록 나부터 더 열심히 해야겠다."며 앞으로의 다짐을 밝히기도 했다.
6월 4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원정 경기를 치룬 롯데의 선발 박세웅은 9이닝 동안 단 3피안타를 맞으며, 3볼넷, 7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거기에 집중력있는 타선이 미리 폭발을 해주면서 그의 마음을 충분히 안정시켜 주었던 것도 완봉승에 큰 역할을 했다. 항상 아슬아슬한 차로 무너지고 있으면 제구나 멘탈에 흔들리는 것이 박세웅의 하나의 단점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유일하게 포수 김준태(金準兌)와 호흡이 잘 맞는 것도 하나의 호재다. 사실 지시완이 꾸준히 선발로 발탁되면서 도루저지율에만 포커스를 맞추고 있지만, 타격이라던가 월등히 투수의 방어율이 내려가는 점에서도 그의 능력치가 훨씬 뛰어남은 이제 어느정도 확정이 되었다. 하지만 김준태는 그의 묵묵함을 박세웅과의 호흡에서 맞추었다. 특유의 직구 위주의 단순한 볼배합이 아니라 박세웅이 좋았던 슬라이더 위주의 경기를 이끌어가면서 확실한 한 게임을 나올 수 있는 발판을 만들게 된 것이기도 하다.
롯데 팬들은 분명 오늘 박세웅의 호투를 보고 앞으로의 전망과 올림픽 출전까지의 단 꿈에 젖어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명심해야 할 것은 아직도 롯데는 최하위에 머물러 있다는 점이다. 롯데의 선수들도 긴장을 풀지 말아야하겠지만 팬들 역시 한 게임의 단꿈에 젖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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