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경은을 보듬는 서튼 감독, 이것이 참 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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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5일 KT 위즈 수원 원정경기, 3점 차로 뒤지고 있던 4회 말 2 아웃, 주자 1루 상황에서 투수코치 이용훈이 마운드로 올라왔다. 안타는 많았지만 그래도 꾸역꾸역 이닝을 막고 있던 노장 투수 노경은(盧景銀)의 얼굴은 한껏 굳어졌다. 아직은 3 실점으로 막고 있었다고 생각했던 그는 결국 교체가 결정되자 노경은은 1루수에게 전력투구로 공을 던진 뒤 마운드에 자신의 글러브를 패대기쳤다. 수고했다고 위로해주려는 후배 선수들도 그의 거친 모습에 매우 당황한 모습이었다.

 

물론 올 시즌 노경은의 모습은 작년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구속은 나오지 않더라도 팔색조의 변화구의 컨트롤도 좋았으며 한번씩 던지는 너클볼은 경이롭기까지 했다. 하지만 올 시즌 5월 이후 노경은의 평균자책점은 무려 9.15, 경기당 평균 4이닝이 채 안 되는 19⅔이닝에 투구수도 19.2개로 꽤나 많은 편이다. 구속은 떨어지더라도 사사구의 비율이 적고 경기 운영이 좋았기에 기대했던 5 선발 노경은의 모습과는 현저히 다른 모습이었다.

 

投手 盧景銀

물론 롯데측에서도 이런 노경은을 낼 수밖에 없는 아픈 속사정이 있다. 허문회 전 감독이 혹사로 망쳐놓은 건초염 증세를 안고 있는 이승헌, 아직 선발로는 부족함이 보이는 불펜 서준원, 김진욱이나 최영환이 그 대체 선발로 거론되고 있으나 아직 안정감을 가지고 있다고 하기에는 무리가 보인다. 그래서 지난 5월 30일에서 서튼 감독이 김진욱을 선발로 내세우려 하다가 노경은으로 바꾼 것이다.

 

그런 노경은이 결국 자신을 믿어주지 못한다는 점에서 분노를 표출했다.

 

그러나 허문회 전 감독과 달리 래리 서튼(Larry Sutton) 감독은 참 리더였다. 바로 다음날인 6일 아침 1시간의 면담을 하면서 왜 그런 결정을 내렸는지 서로의 생각을 이해하고 감정적인 것을 이해하지만 야구를 조금 더 존중해달라는 부탁까지 했다. 뿐만 아니라 11일 경기에서 다시 선발로 내세우겠다는 굳건한 믿음까지 보여주면서 기존의 아쉬웠던 리더십을 보여준 허문회 감독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監督 래리 서튼

뿐만 아니라 모든 투수가 모든 상황에서 감정적일 수밖에 없다며 실망감을 보여준 것은 열정을 보여준 것이기에 괜찮다고 하는 서튼 감독. 비록 팀은 최하위로 처지고 있으나 점차 상승곡선을 타고 있고 다시 한번 해보자고 하는 의지의 불꽃이 선수들의 가슴에 불타게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서튼 감독이야 말로 현재 롯데 자이언츠에게 필요한 참 리더의 자세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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